국내 양자 인력 50%·인프라 90% 독보적 집적…R&D 거점 넘어 산업화 시동
설계부터 검증까지 '원스톱 전주기' 강점…KAIST 개방형 양자팹, 생태계 핵심
'퀀텀 시티' 도전장 (上)
인공지능(AI) 이후의 시대를 지배할 차세대 전략 기술로 '양자'가 급부상하고 있다. 대전은 핵심 연구기관이 밀집한 국내 최대의 과학기술 거점으로서 대한민국 양자 산업의 중심지를 자임한다. 그러나 탄탄한 연구 역량이 곧바로 시장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인재 유출과 투자 부재, 기업의 성장 정체(Scale-up) 등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높다. '퀀텀 시티'를 향한 지역의 도전과 그 속에 담긴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양자기술은 미래 산업과 안보, 의료, 통신의 판을 바꿀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가운데 대전은 양자기술의 연구 인력과 핵심 기관, 실험·제작 인프라가 집적한 도시로, 국내 양자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양자 기술은 기존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컴퓨터가 전등 스위치처럼 켜지거나(1) 꺼지는(0) '비트' 단위로 하나씩 계산한다면, 양자 컴퓨터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활용해 여러 경우의 수를 한꺼번에 계산할 수 있다. 복잡한 미로를 한 길씩 차례로 찾는 대신, 수많은 길을 동시에 탐색하는 것에 가깝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 신소재 탐색, 금융 최적화, 국방·보안, 초정밀 계측 같은 분야에서 기존 기술로 풀기 어려운 난제들을 빠르게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자기술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정보를 안전하게 주고받는 양자통신, 극도로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양자센싱, 기존 슈퍼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계산을 처리하는 양자컴퓨팅이다. 이 세 분야는 각각 통신·국방·우주·바이오·반도체 산업과 맞물리며 미래 산업의 핵심 기반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주요국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도 양자를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관련 법과 종합계획을 마련했지만, 아직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62.5% 수준에 머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연구개발 역량을 한 곳에 모으고, 이를 산업과 창업, 기업 성장으로 잇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대전이 양자 기술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전의 강점은 단순히 연구기관이 많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KAIST를 비롯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주요 연구기관이 반경 10㎞ 이내에 밀집해 있다. 국내 양자 인력의 절반과 핵심 인프라 90%가 이곳에 집중된 배경이다.
이외에도 대전은 2023년부터 양자산업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방문을 계기로 국가 양자 파운드리와 대전 퀀텀밸리 구상이 본격화됐고, 같은 해 7월에는 전국 최초로 양자산업 전담 조직인 센서·양자산업팀이 신설됐다.
이어 지난해에는 대전시 양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해 연구개발, 인력양성, 인프라 구축·활용, 산업화 등 4개 분야 14개 과제를 구체화했고, 양자를 대전시 6대 전략산업에 포함시키며 정책 우선순위를 끌어올렸다.
정부사업 유치도 잇따랐다.
KRISS는 양자 국가기술전략센터에 이어 올해 국가양자정책센터로 지정되며 국가 양자정책의 싱크탱크 역할까지 맡게 됐다.
KAIST는 2023년 양자대학원을 개원해 2031년까지 박사급 전문인력 180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KRISS와 ETRI는 양자 테스트베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고, 국방 양자기술 특화연구센터도 대전에 들어섰다. 양자컴퓨팅과 통신, 센싱을 아우르는 핵심 기능이 한 도시에 모이고 있는 셈이다.
가장 상징적인 사업은 총 451억 원이 투입되는 'KAIST 개방형 양자팹(Q-Fab)' 구축이다. 2027년 준공 목표로 유성구 KAIST 내에 들어설 이 시설은 연구원들만 쓰던 폐쇄형 시설과 달리, 민간 기업이 24시간 언제든 들어와 양자 칩을 만들 수 있는 '공유형 공장'을 지향한다. 400여 개의 정밀 제조 업체가 밀집해 있는 만큼 이들의 숙련된 기술이 양자 산업을 선도하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양준석 대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전은 정밀측정, 센서, 통신 등 양자 산업 전반에 걸쳐 균형 잡힌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국방과 우주 등 대전의 주력 산업과 양자 기술의 융합은 대전만이 가질 수 있는 강력한 차별점"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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